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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악취 민원에 청주시 진화 나섰지만 근본 대책 없어
환경단체 “정화 활동하면서 시와 주민이 함께 풀어갈 일”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청주 흥덕구 송절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임모(39)씨는 요즘 운전대 잡는 게 불안하다. 수시로 아파트 주변 도로에 내려오는 새끼 백로를 피하려다 사고 날 뻔한 경험이 있어서다.

임씨는 “경적을 울려도 아직 어려서 그런지 차 앞에서 꼼짝을 안 한다”며 “새끼가 달리는 차에 치어 다칠 수도 있고, 운전자들이 이를 피하려다가 사고 날 수도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주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청주 흥덕구 송절동 인근 소나무숲에 백로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 2020.7.31 kw@yna.co.kr
청주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청주 흥덕구 송절동 인근 소나무숲에 백로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 2020.7.31 kw@yna.co.kr

이 아파트 주민과 백로떼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파워볼사이트

아파트 단지 인근의 8천㎡에 달하는 소나무숲은 오래전부터 백로 서식지였다.

충북도는 2001년 이곳을 ‘충북의 자연환경명소 100선’으로 지정했고, 청주시는 2010년 백로 서식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 서식하는 백로는 1천여마리로 추정된다.

백로와 주민들의 갈등은 2016년 이 서식지로부터 70∼80m 떨어진 곳에 아파트촌이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새벽까지 들리는 백로들의 울음소리와 바닥에 널린 백로 사체와 배설물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큰 불편을 겪는다고 호소한다.

청주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청주 흥덕구 송절동 인근 소나무숲에 백로 서식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2020.7.31 kw@yna.co.kr
청주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청주 흥덕구 송절동 인근 소나무숲에 백로 서식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2020.7.31 kw@yna.co.kr

최모(44)씨는 “2년 전 입주했을 때는 백로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개체 수가 늘어 소음과 악취가 배가됐다”며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울음소리와 백로가 배설한 분변 때문에 창문은 거의 닫고 산다”고 말했다.엔트리파워볼

31일 연합뉴스 취재진이 찾아간 백로 서식지는 300m 가량 떨어진 아파트 단지 입구인데도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KF94 규격의 황사용 마스크를 썼지만, 소용없었다.

악취와 소음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청주시는 13건의 민원이 접수되자 부랴부랴 이날 환경단체와 함께 백로 서식지에 대한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서 급한 불을 껐다.

백로 사체·분변 수거하는 자원봉사자들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청주 흥덕구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에서 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0.7.31 kw@yna.co.kr
백로 사체·분변 수거하는 자원봉사자들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청주 흥덕구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에서 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0.7.31 kw@yna.co.kr

그러나 환경단체는 백로와 주민들의 공존을 위해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FX시티

정기적으로 정화 활동을 벌여 주민불편을 해소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간벌을 할 수도 없다.

나무를 베어내 백로를 내쫓는다면 이들이 날아간 다른 지역에서 같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앞서 청주시는 2015년 서원구 수곡동 청주남중학교 잠두봉에서 소나무 120그루를 베어 백로 서식지를 없앤 적이 있다.

터전을 잃은 백로 떼는 잠두봉에서 1㎞가량 떨어진 서원구 모충동 서원대 여학생 기숙사로 자리를 옮겼다.

청주시는 또다시 이 숲을 간벌해 서식지를 없앴지만, 백로 떼는 송절동의 원래 서식지로 다시 모여들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일단 서식지가 개인 사유지라 간벌에 나설 수도,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청주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청주 흥덕구 송절동 인근 소나무숲에 백로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 2020.7.31 kw@yna.co.kr
청주 송절동의 백로 서식지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31일 오전 청주 흥덕구 송절동 인근 소나무숲에 백로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 2020.7.31 kw@yna.co.kr

그러면서 “주기적으로 사체와 분변을 수거하려면 많은 인력이 동원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일단 추석 전까지 환경단체와 2차례의 정화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정화 활동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주민 김모(30)씨는 “백로 서식지에 침투한 건 사람인데, 백로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서식지를 없애는 방법이 아닌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달에 한 번이라도 사체와 분변 수거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자연환경보전 청주시협의회 관계자는 “자주 정화 활동을 벌이면 악취는 덜할 것”이라며 “하지만 시 홀로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주민들도 함께 힘을 합쳐 정화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C노선 관통 유력 은마아파트
“지반 약해져 위험” 집단 민원
안양·과천시는 정차역 신경전
“발파 진동 등 특이점 정밀 점검
밀집 주거지 지날 땐 속도 낮춰야”
A노선 2023년, B·C 2026년 개통

깊은 땅속 GTX, 깊은 갈등

경기도 파주의 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 전민규 기자
경기도 파주의 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 전민규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사는 김모(61)씨는 지난달 17일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쓴 탄원서를 반상회에 제출했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 국토부가 최종 발표할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기본 계획에 따르면 이 노선이 아파트 단지 지하를 관통할 게 유력해서다. 김씨는 “1979년에 지어 가뜩이나 오래된 아파트인데 재건축 승인도 없이 지하로 초고속 열차가 지날 예정이라니 당혹스럽다”며 “지반이 약해져 대형 사고라도 나면 정부가 책임질 거냐”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 주민 4000여 명은 김씨처럼 C노선 관통에 반대하는 입장이라 온라인 집단 민원 제기 등으로 강경 대응 중이다.

“대안 선형 마련을” 공청회도 무산시켜

앞서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15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도 ‘국토부가 대안 선형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 무산시켰다. 며칠 후인 같은 달 20일, 경기도 안양시청 앞에선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GTX C노선 정차역에 이 지역 인덕원역을 국토부가 추가해줄 것을 요구하는 주민 성명이 나왔다. 김의중 범시민추진위원장은 “입지가 탁월한 인덕원에 정차역을 만들지 않으면 인근 역에서 환승 때문에 15분가량 시간이 지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인근에 C노선 정차역으로 과천역을 두게 될 과천시는 인덕원 정차로 과천 내 GTX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며 안양시와 맞서고 있다.

‘꿈의 교통수단’으로 기대를 모으는 GTX 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사회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GTX가 지역별 주거 안정성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주민들로선 기본 생활권을 추구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옳고 그름을 논하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은마아파트와 C노선 논란에서 쟁점은 GTX 모든 노선에 적용되는 40m 이상 대심도(大深度) 공사와 향후 운행이 얼마나 안전하냐다. GTX는 지하 20m 안팎을 다니는 일반 수도권 지하철과 달리 대심도를 지나도록 설계했다. 대심도에 모든 철로를 직선으로 깔면 열차당 평균 시속 100㎞, 최고 시속 200㎞로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 주요 거점을 오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교통난과 서울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는 게 GTX 사업의 최종 목표다. 예컨대 공사가 진행 중인 GTX A노선이 개통되면 경기도 일산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 16분이면 올 수 있다. 현재 버스와 지하철로 1시간 이상, 자가용으로 40분이 걸린다.

국내 건설 수준이나 공법의 신뢰성으로 봤을 때 대심도 공사가 지상 안전에 무리를 주진 않는다는 게 학계 분석이다. 김상환 전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장은 “대심도 터널을 뚫을 때 발파 작업을 해도 지상에선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왕십리역 구간이나 지난해 개통된 김포 도시철도처럼 대심도에서 열차가 무리 없이 오가고 있는 전례도 있다. 다만 김 전 학회장은 “주민 불안이 클 수 있는 만큼 발파 진동 등 특이사항을 한층 정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개통된 열차가 주거 밀집 지역을 지날 땐 속도를 다소 낮춰 운행하도록 하는 등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노선 동탄역 인근 1년 새 집값 3억 뛰어

안양시와 과천시 간 갈등은 주민 편의성 문제뿐만 아니라 집값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달아오른 부동산시장에서 GTX 정차 호재가 있는 지역은 집값 상승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2023년에 GTX A노선이 들어설 예정인 동탄역 인근 한화꿈에그린은 1년 사이 집값이 3억원이나 뛰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GTX 역세권 여부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달라져 집값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GTX가 정차하는 곳이 당장은 수혜 대상이지만, 주민들의 빈번한 서울행으로 장기적으로는 상권 위축도 예상된다”며 “지자체가 기업 유치와 학군 조성 등으로 지역 내 GTX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TX 사업은 A노선 전 구간이 이미 착공해 2023년 개통을, B·C노선이 2022년 착공과 2026년 개통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 3분 안에 갈아탈 시설·동선 갖춘 환승센터, GTX 성공 열쇠

「 버스·택시 등 환승 시간 줄여야
자가용 출퇴근족 수요도 대비를
국토부,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
서울·청량리·삼성역은 이미 구상

GTX가 기대대로 서울 과밀화 해소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환승센터를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중요한 열쇠다. GTX는 평균 시속 100㎞로 고속 운행해 열차가 정차하는 역 사이 거리가 멀다. 또 지하 40m 이상 깊이의 공간에서 열차가 드나들기 때문에 승객이 지상까지 걸어서 오가기 쉽지 않다. 역내 동선을 잘 짜지 않으면 승객들이 기존 교통수단인 버스나 택시 등의 환승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역 하나당 환승에만 걸어서 10분 넘게 걸린다면 승객들로서는 아무리 빠른 GTX라도 갈아탈 필요성이 떨어진다. 이에 최근 국토교통부는 GTX가 통과할 30개 역사(驛舍)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3분 안에 환승할 수 있는 환승센터 건설에 나섰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 6월 2일 각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GTX 역사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에 나선다고 밝혔다. 역사 지하에 효율적인 환승 동선을 갖춘 환승센터를 꾸려서 지역별 교통 상황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서울역과 청량리역, 삼성역 등 3곳에서는 이미 환승센터 건설이 구상됐다. 나머지 27개 역사 가운데 지자체 공모를 통해 환승센터를 늘리기로 했다. 그중 GTX A노선 킨텍스역과 B노선의 여의도역, C노선 덕정역 등 14곳은 각 지자체에서 환승센터 구축에 긍정적이라 공모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다음 달 18일까지 사업 구상안을 접수, 평가를 거쳐 10월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관련 국비를 지원한다.

구상안은 지자체마다 자유로이 만들어 제출할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게 출입구와 대합실 위치, 디자인 콘셉트 등을 정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환승 아이디어에는 가점도 주기로 했다. 지종철 국토부 대광위 광역교통운영국장은 “지하에서 지상까지 단번에 버스 환승을 가능케 만든 지하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의 환승센터, 인근 다양한 상업시설과도 연결해 도심의 새 활력소로 만든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환승센터 등이 벤치마킹할 만한 모범 사례”라며 “각 지자체와 협력해 GTX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런 계획에 살을 붙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집값 폭등으로 더 외곽에 거주하면서 역사까지 승용차를 타고 와서 주차했다가 퇴근할 때 몰고 가려는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각 환승센터 구축 땐 대중교통 환승 수요뿐만 아니라 이런 자가용 환승 수요까지 고려해서 시설과 동선을 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A노선 수직구 동시다발 공사
“와라” “오지말라” 땅 위는 시끌
역사 인근 아파트 3억원 뛰기도
환승수단, 운임 등 숙제도 쌓여

궤도 오른 GTX

경기도 파주의 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에서 수직구 공사를 하고 있다. 원형의 콘크리트 벽을 40m 이상 깊이(대심도)로 설치하고 수직으로 지반에 구멍을 낸다. GTX는 대심도를 평균 시속 100㎞, 최고 시속 200㎞로 직선으로 달려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을 연결한다. 전 구간에서 수직구 공사가 진행 중인 A노선의 목표 개통 시점은 2023년이다. 전민규 기자
경기도 파주의 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에서 수직구 공사를 하고 있다. 원형의 콘크리트 벽을 40m 이상 깊이(대심도)로 설치하고 수직으로 지반에 구멍을 낸다. GTX는 대심도를 평균 시속 100㎞, 최고 시속 200㎞로 직선으로 달려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을 연결한다. 전 구간에서 수직구 공사가 진행 중인 A노선의 목표 개통 시점은 2023년이다. 전민규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파주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은 지하 약 49m 깊이에서 지반을 파내는 중장비로 북적였다. 주위를 둥그렇게 둘러싼 거대한 콘크리트 뼈대가 지하에 세운 콜로세움처럼 보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파주와 동탄을 잇는 A노선 모든 공사 현장에선 이런 수직구(垂直口) 공사가 한창이다. 원형의 콘크리트 벽을 40m 이상 깊이의 아래를 향해 설치하면서 수직으로 지반에 구멍을 낸다.

GTX는 40m가 넘는 지하 공간인 대심도(大深度)를 지난다. 지하 20m 안팎을 지나는 일반 지하철과 달리 대심도에서는 직선으로 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GTX가 개통되면 승객들은 기존 전철의 3배가 넘는 수준인 평균 시속 100㎞, 최고 시속 200㎞로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 주요 거점을 드나들 수 있다. 지하철로 77분 걸리던 동탄역에서 삼성역까지의 구간을 19분 만에, 82분 걸리던 인천 송도역에서 서울역까지는 27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2007년 경기도가 기획해 정부에 제안하고 정치권이 ‘꿈의 교통수단’이라 극찬하면서 10여 년간 추진해온 GTX 사업이 최근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도권 교통난과 서울 과밀화 해소가 최종 목표다. A노선 사업 시행사인 SG레일의 최성철 팀장은 “3% 공정률로 공사 초기 단계이지만 전 구간 수직구 공사로 진척이 빠르다”며 “2023년 (A노선) 개통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와 마석을 잇는 B노선은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수원과 덕정을 잇는 C노선은 이달에서 다음 달 안에 국토교통부 기본 계획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각각 2022년 착공과 2026년 개통이 목표다. D노선 추가도 계속 논의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 서울 강동구 등 지자체가 정차역 유치에 나섰다. GTX발 호재에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동탄역 인근 한화꿈에그린은 1년 사이 집값이 3억원 뛰었다.

다만 사업이 진척되면서 불협화음도 커지고 있다. C노선이 관통할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지하 공사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오래된 아파트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온라인으로 국토부에 대안 선형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거꾸로 GTX 유치 경쟁에서 앞서려는 각 지역과 주민들 간 신경전도 적잖다. 안양시가 지난달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해 C노선에 인덕원을 정차역으로 추가해줄 것을 공론화하자, 과천시는 관내로 들어오는 GTX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매끄럽게 풀어내기 위해 정부와 각계가 머리를 맞댈 필요성이 커졌다.

다른 우려는 GTX 개통 후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다. 초고속으로 무장한 열차이지만 대심도를 지나는 만큼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 환승엔 불리할 수 있다. 여기에 서민 입장에선 다소 부담되는 수준일 것으로 예측되는 운임이 이용률 제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GTX는 민간 투자 사업이지만 충분한 이용률이 나와야 투자한 기업 입장에서도 이득”이라며 "정부가 양쪽 모두 고려해 이용자의 요금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승 동선을 최소화한 환승센터의 적극 구축, 할인율을 적용한 정기 승차권 도입 추진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부풀리기 홍보 안 하면 주주들 항의 시달려” 해명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제약·바이오 업체의 ‘코로나19 상술’ 경쟁이 끊이지 않자 국민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코로나19 신약 개발이나 약물 재창출 연구와 관련된 자료를 쏟아내며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토픽에 회사의 이름을 올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포털에 이름이 올라가면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노리는 것이다.

이에 제약사들은 전임상 단계인 동물실험이나 시험관 내 세포 실험(인 비트로) 중간결과까지 앞다퉈 발표한다. 급기야 의약품 사용 승인이 미뤄졌지만, 자체 성능 평가는 훌륭했다는 자기변명 식의 자료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렇게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제약바이오기업 중에는 임상시험 허가도 받지 않은 회사가 훨씬 많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의약품 임상은 13건(치료제 11건, 백신 2건)이다.

치료제 11건 임상은 대부분 연구자 임상이나 임상 2상 단계다. 연구자 임상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이나 시판 중인 약으로 수행하는 연구 목적의 임상을 말한다. 국내 개발 백신은 1/2a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하고 있다.

연구 개발 [촬영 이세원]
연구 개발 [촬영 이세원]

실제로 의약품 개발 과정은 멀고도 험난하다.

전임상 시험에서 동물에 테스트한 뒤 통과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1상을 진행하는데, 안전성 검증을 최우선으로 두는 경우가 많다. 본격적으로 약의 효능을 알아보는 단계는 임상 2상이며, 평균적으로 1∼2년이 걸린다. 효능이 어느 정도 입증된 약을 대상으로 마지막 검증하는 단계는 임상 3상인데, 평균적으로 3∼5년이 소요되며,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신약 허가를 해달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수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말을 들어보면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 1상을 통과해 신약 허가승인에 도달하는 비율은 평균 9.6%에 불과하다. 임상 3상에 착수해도 신약 허가 신청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60%도 되지 않는다.

임상시험 단계별 통과율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상시험 단계별 통과율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개발 성과 홍보가 실제 코로나19 의약품 개발의 국내 현황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초기 실험 성공 자료만 내도 주가가 급등하다 보니 자잘한 중간결과 발표도 놓칠 수 없다”며 “테마주가 유행하는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 때문에 의미 없는 성과라도 코로나19를 끼워 넣은 부풀린 홍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의미 있는 임상 허가 및 자료만 내는 기업의 경우 ‘왜 홍보를 게을리하냐’는 주주들의 항의에 전화기가 조용한 날이 없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 메르스 유행 당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도전하지 않았던 업체들이 하루아침에 코로나19 신약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제약사들의 발표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건 맞지만, 평균적으로 15년 이상 걸리는 치료제나 백신이 그 희망만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전날 ‘우리조치 이해’ 설명
이인영 “금강산 관광 재개 모색.. 남북 철도-도로 연결도 추진할것”

통일부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북한 인권단체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고 관련 법인과 단체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유엔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통일부는 모든 조치를 중단하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통일부가 전날인 30일(한국 시간)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화상 협의 뒤 ‘킨타나 보고관이 정부 조치를 잘 이해하게 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이를 하루 만에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킨타나 보고관은 통일부와 협의한 뒤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들이 (정부 조치로 인해)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조치는) 대립적이면 안 된다. 관련 우려를 다루는 의미 있는 대화가 있기 전까지 (정부의) 모든 조치를 중단하라는 것이 나의 권고”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그는 “(통일부와의 협의가) 관련 조치들의 법적 근거와 전반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도 “시각이 면담 전과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현 상황이 (단체들이) 북한 인권 상황을 알리는 역량을 해치고 있다”며 “(남북)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은 (대북전단 말고도) 많다”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에 긴장을 조성하기 때문에 북한 인권단체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통일부의 입장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통일부는 30일 배포한 자료에서 “킨타나 보고관이 면담을 통해 정부의 조치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됐다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킨타나 보고관과의 인터뷰가 나온 뒤인 31일 정례브리핑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필요한 보완 사항을 함께 찾는 방식으로 유엔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인권 조사·기록 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이영환 대표는 “통일부가 서둘러 언론 플레이에 나서며 유엔 보고관의 우려를 숨기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인 강원 고성군 제진역을 찾아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도 추진해 새로운 한반도 경제 질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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